일부 정치인들의 “시한없다”는 발상, 재고되야

김중환 이사/영남총괄본부장
김중환 이사/영남총괄본부장

약속엔 언제까지 지켜야 한다는 시한(時限)이 있다. 그 시한을 지키지 않는다면 약속은 파기(破棄)되는 것이다. 

그러나 “군위군의 대구편입 약속은 시한이 없다”고 주장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있어 그 발상(發想) 자체가 재고(再顧)되어야 한다. 대구공항 이전부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군위군의 유치신청을 유도하기 위한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일부 정치인들이 늘어놓는 궤변(詭辯)이다.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그러나 당장은 어렵다.’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군위군민들은 머리가 복잡하다. 어떻게 들으면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 같고 어떻게 들으면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군위군의 대구편입을 약속한 지 이제 2년이 지났다. 달라진 것은 대구시가 통합신공항 기본계획과 민항과 관련한 국토부 건의안을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군위 인구가 대구로 가면 경북 국회의원 한자리가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지금 당장은 편입이 어렵다”는 정치인이 있기때문이다.

군위는 공동합의문을 발표하던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게 2만3천 명의 작은 군이다. 달라진 여건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물류 공항을 표방(標榜)하는 통합신공항의 기대로 인해 인근 시군의 기업과 인구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대구편입 절차가 올해 2월 국회에서 멈춰지기 전까지의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공동합의문이 발표된 지 11개월 후에야 대구시의회의 의견 청취가 이뤄졌고, 경북은 그보다 한참 뒤에 한 번의 재수를 거쳐 찬성의견을 채택했다. 

그 과정에서 군위군과 군위군민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본 기자는 지난해 비가 내리던 날 대구편입을 염원(念願)하고, 경북도의회 찬성 의결을 촉구하는 자전거 동행 행사를 기억하고 있다. 

군위군 소보면에서 출발해 삼국유사면으로 이어진 릴레이 자전거 행사는 군위군민의 의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뿐만아니다, 올해 2월 군위군수와 군위군청 간부들이 팔공산에 올라 국회 처리를 염원하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그러나 군위군의 대구편입은 김형동이라는 복병을 만나 결국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이제는 임이자 국민의힘 도당위원장마져 여기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더한것은 그동안 군위군의 대구편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이철우 경북도지사 마져 ‘지방선거 이후 달라졌다’는 것이 군위군민들의 평이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르자 군위군은 몸이 달았다. 김진열 군위군수가 대구시장과 국회를 방문해 대구편입이 9월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하는 당위성(當爲性)과 협조를 부탁하고 연일 잰걸음으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군위군의회도 대구시장, 경북지사를 연이어 만나 지역의 들끓는 민심을 전달했다. 

민간단체인 군위군 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는 “9월 국회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합신공항 사업 저지에 나서겠다”는 성명을 발표해 으름장을 놓고 있다. 추진위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군위군 대구편입이 대선과 지방선거에 밀리더니 이제는 총선때문에도 밀릴 판’이라며 자조(自助) 섞인 심정을 전해온다. 

지난 2020년 7월 군민결의대회에서 상여를 메고 시가를 행진하던 추진위의 모습과 ‘공항을 반대한다’며 추운 겨울 삭발을 하고 머리가 허옇게 센 어르신들이 시린 손을 비비던 모습들이 지금 오버랩(overlap)되고 있다. 

그런 군위군민의 마음을 얻고자 한 약속을 ‘당장은 지킬 수 없다’며 배짱을 내미는 것은 “군위를 우습게 보는 처사”라며 군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군수선거에서 근소한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되어 군위군의 민심이 뒤숭숭한 상황에서도 군위군의 대구편입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만큼 대구편입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없다는 방증(傍證)이다. 

지금 군위군의 처지는 곤궁(困窮)해 보인다. 경북에 속하지도 대구에 속하지도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주에 법안을 심의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가 열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군위군민을 비롯한 대구·경북의 눈이 여기에 쏠리고 있다. 마침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에는 2020년 7월 군위군 대구편입을 담은 공동합의문에 경북도 국회의원을 대표해 서명한 당시 미래통합당 경북도당 위원장이었던 이만희 의원이 간사(幹事)이다. 공동합의문 탄생의 주역(主役)인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약속은 시한이 있으며 시한을 넘긴 약속은 소용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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